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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뉴스를 보다가 호주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봤다.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사건 발생 지역이 앨리스스프링스(Alice Springs)였다.

오랜만이야

나의 애증의 나라 호주 그리고 앨리스스프링스

내가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 이유가 나는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내가 워홀 생활했던 지역이 NT 준주의 앨리스스프링스였다.

지도 앱에서 앨리스스프링스에 있는 표시 사진입니다.
내 워홀 생활 전부를 보냈던 앨리스스프링스

 

내가 호주 멜버른에 도착 후 앨리스스프링스에 가야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멜버른에서 하루 묵고 앨리스스프링스로 떠났다.

이곳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들었던 주의사항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그중에서 기억나는 게

 

1. 전깃줄 위에 신발 한 짝이 걸려있는 곳 밑에 서 있지 마라

2. 원주민(애버리지니, 어보리진, 애버리진)이 덤비면, 감자칩 과자를 던지고 튀어라

3. 벌금을 조심해라

 

이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내 기억을 더 끄집어낼 수 있으면, 이것 말고 더 나올 텐데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앨리스스프링스라는 지역이 호주 내 원주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은 시야에 보이지 않아도 근처에 있다는 것을 냄새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들의 채취가 상당히 고약하고 그 냄새가 몇 미터까지 난다는 얘기였다.

그정도라고?

경험이 없어서 그냥 듣기만 했는데 나중에 직접 겪어보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이들의 폭력성이 상당하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기분내키는 대로 행동한다고 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이것 외에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이들은 자신의 땅에서 억압과 학살을 당했다고 한다.

불쌍하네

근데 뭐 어쩌겠어? 우리나라도 그런 역사가 있는데

이들에 관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들을수록 가관이었다.

내가 이 야생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겁이 났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조금씩 이곳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었다.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드디어 그날이 왔다.

공공도서관 맞은편 사거리에 KFC가 있는데

아는 사람들끼리 내가 사는 집에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치킨을 먹자고 해서 KFC에 가서 치킨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이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원주민 애들이 영어를 사용했는지 아니면 원주민 언어를 사용했는지

내 언어실력이 형편없어서 알아듣지 못했지만, 우리 일행한테 뭐라고 말하는 거였다.

이들은 맥주를 들고 있었는데 내가 알기에는

야외에서 술병을 보이거나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들은 이 모두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우리를 향해 술병을 던졌고, 바닥에 던진 술병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래 던지는 건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 치자 그런데 하필 파편이 내 얼굴에 튀었다.

다행히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는데 나도 술에 취한 상태였고

이들에 관해 조심하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내 몸은 이미 원주민 무리를 향해 돌아서서 그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런 나를 옆에서 보고 있던 애가 내 앞을 막고 나를 꽉 잡으면서 말했다.

'참아! 참아! 그냥 우리가 피해야 해' 라면서 나를 강하게 제지했다.

이성적인 판단은 이 친구의 말이 맞지만, 그때 당시 내 생각은 이 친구와 달랐다.

나는 이렇게 자꾸 맞고만 다니면 이들이 우리를 우습게 여길 거고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나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들과 싸우려고 했다.

그 친구 성격이 원래 부드러운데 그날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고 나를 강하게 말렸다.

일단 그 자리에서 우리가 떠났고 다음날 이 친구는 나에게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더 해주었다.

예전에 원주민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벼르고 있다가 어느 날 원주민 한 명을 두들겨 팼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원주민은 앨리스스프링스 거리에 우르르 몰려 나와서

차를 부수고, 돌을 던져서 집 창문을 깨뜨리고, 방화했다.

폭행한 사람 행동 하나 때문에 다른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봤다는 거였다.

어제 저녁 사건이 생겼을 때 그들을 혼쭐냈으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그 후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내 행동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 친구가 나를 강하게 제지한 이유가 이해가 갔다.

이후로 나에게 이런 험악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싸움까지 이어질 뻔한 사건은 가끔 있었다.

아무튼

내가 지냈던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니까

예전 생각이 났고, 내 워홀 생활을 기록으로 남길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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