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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공사현장을 지나치게 된다.
나는 건설기계 관련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몇 개 보유하고 있다.
내 경력이 재미있는 게 외국 건설현장 경험은 있지만, 국내 건설현장 경험이 없다.
그래서 가끔 유튜브로 건설현장 영상을 보면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들이 많다.
일본어인 거 같은데 나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운 언어가 영어여서인지 한국 건설현장 작업자들의 말을 도저히 알아듣지 못한다.
아직도 일본 잔재가 남아있는 것이 참 안타깝기도 하다.(경력 쌓아서 일본 건설현장에서 일하려고?)
보유하고 있는 운전기능사 자격증이 몇 개 있지만, 기중기는 전 세계 최초의 건설기계여서 그런지 가장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이다.
시험을 보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문제점도 글로 풀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가 오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 축구는 요르단한테 졌다.
요르단한테 6전 3승 3무라는 무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7전 3승 3무 1패다.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쓰는 글이기도 하다.
합격률
기중기 운전기능사 실기 합격률인데 예전과 비교하면 합격률이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합격률은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 시험은 합격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특히,
카토 기중기가 아닌 삼성 기중기로 실기 시험을 봐야 한다면 더욱 어렵다.
그 이유는 카토는 최신 기계이지만, 삼성 기중기는 연식이 오래됐다.
그래서 화물을 움직일 때 레버 조작을 잘못하면 화물이 엄청나게 흔들린다.
카토로 연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무슨 짓을 해도 화물이 안 흔들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실력이 좋아 보이지 않는데도 작업 시간이 2분 40초 정도면 끝나더라.
참고로 나는 삼성 기중기로 시험을 봤다.
작업 마무리까지 제일 빨랐던 기록은 2분 28초였다.
그리고 실기 시험을 삼성 기중기로 하면 안 좋은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실기 시험장 위치다.
카토는 수도권에 시험장이 있지만, 삼성은 아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이 삼성 장비로 실기를 보려면 어디까지 내려가야 하느냐면
빨간 선 아래까지 내려가야 실기 시험을 볼 수 있다.
코스운전
기중기 코스운전은 정말 쉽다.
폭이 굉장히 넓어서 라인을 밟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왼쪽 라인만 보면서 운전하면 된다.
시동을 1번 꺼트리는 것은 괜찮지만 2번 꺼트리면 바로 실격이다.
수동운전에 약한 사람은 이 점을 조심해야 한다.
2분 30초 안에 성공해야 하고 앞바퀴가 라인을 넘으면 시작이고 도착도 앞바퀴 기준이고 안전띠는 당연히 매야 한다.
그리고 기중기 실기 시험은 다른 시험과 다르게 코스운전을 나중에 한다.
이유는 작업에서 많은 인원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인데
굴착기 실기 시험은 반대로 코스에서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굴착기 실기 시험은 코스를 먼저하고 작업을 나중에 한다.
반대로 기중기는 작업을 먼저하고 코스운전을 나중에 한다.
코스운전은 너무 쉬워서 딱히 설명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코스운전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대단하다.
그 어려운 걸 해내다니
작업
작업 도면인데 A 지점에서 시작하고 장애물을 통과해서 C 지점에 내려놓는다.
이후 C 지점에서 시작하고 장애물을 통과해서 A 지점에 화물을 내려놓으면 마무리된다.
제한시간은 3분 30초다.
이제 작업 관련 팁을 알려주겠다.
이게 작업 시작 전 모습이고 A 지점에 화물이 있다.
빨간 체크박스는 붐 길이와 각도 화면이고 나머지는 무시해도 된다.
처음 시작할 때 붐 길이는 10.5m, 각도는 53도에서 시작하게 된다.
A 지점에서 C 지점으로 이동할 때 장애물을 통과하려면 붐 길이는 16.5m에 맞추고 각도는 47도에 맞춰야 한다.
정확하게 맞추면 좋지만, 오차 범위는 붐 길이 0.2m, 각도 0.2도를 벗어나지 않는 게 좋다.
16.3m에서 레버 조작을 멈추면 16.5m에 붐 길이가 맞춰진다.
각도는 47.5도에서 레버 조작을 멈춰야 47도에 맞춰진다.
바로 시간 단축 꿀팁 들어간다.
A 지점에서 장애물로 이동할 때 각도는 이미 47도로 맞춰져 있는 상태여야 되고
붐 길이가 13.5m 혹은 14.5m가 되면 천천히 조금씩 이동한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느냐?
남들은 A 지점에서 붐 길이 16.5m 맞추고 출발할 때
나는 이미 붐 길이 16.5m 맞춰진 상태에서 장애물 앞에 있게 된다.
이렇게 연결 동작을 하게 되면 엄청나게 시간 단축이 된다.
이 작업에 성공하기 위해서 레버 조작감이 좋아야 한다.
장애물을 통과하자마자 각도는 43도에 맞춰야 한다.
그럼 각도 레버 조작은 언제 멈춰야 하지?
43.5도에서 레버 조작을 멈춰야 43도에 맞춰진다.
C 지점에 화물을 내려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선으로 미끄러지듯이 내려놓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직으로 화물을 내려놓는 것보다 화물은 흔들리지 않고 시간 단축하는 데 유리한 방법이다.
C 지점에서 화물을 올리고 각도를 47도에 맞추고 장애물 통과 후 A 지점으로 화물을 이동할 텐데
여기서 또 시간 단축 방법을 알려주겠다.
C 지점에서 장애물로 이동하면서 각도를 47도에 맞추면 된다.
46.5도에서 레버 조작을 멈춰야 47도에 맞춰진다.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연결 동작을 하면
남들은 C 지점에서 각도 맞추고 이동할 때
나는 이미 각도 맞춰진 상태에서 장애물 앞에 있게 된다.
이렇게 계속 시간 단축을 하면 된다.
장애물을 통과하자마자 붐은 집어넣고 훅 레버를 조작하면서 A 지점으로 와야 한다.
여기서 시간 단축하고 싶다고 선회, 각도, 붐, 훅 레버 4개 모두 조작하면 화물은 땅에 점점 가까워지다가 부딪힌다.
화물이 땅에 닿으면 바로 실격이라서 각도 레버만 제외하고 조작해야 한다.
유압이 4개 모두 들어가면 훅과 각도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붐은 집어넣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은 땅에 점점 가까워진다.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진행하면 화물이 땅에 닿으면서 실격하게 된다.
A 지점에 화물을 흔들리지 않게 이동 후
붐 길이 10.5m에 맞춰야 해서 10.7m에서 조작을 멈춰야 10.5m에 맞춰진다.
각도는 53도에 맞춰야 해서 52.5가 되면 조작을 멈춰서 53도에 맞춘다.
위 작업 수행 후 A 지점에 화물을 내려놓으면 작업은 마무리된다.
A 지점에 오고 연결 동작해서 붐과 각도 레버 조작을 동시에 하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수행하지 않더라도 앞에서 연결 동작을 모두 성공했다면
구분 동작을 하더라도 3분 30초 안에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연결 동작하면 잘하는 사람은 2분 40초 전후로 끝나고 구분 동작하더라도 3분 안에 모든 작업이 마무리된다.
에피소드
작업 실기 시험에서 수험자가 화물을 내려놓다가 C 지점 라인을 밟았다.
그런데 감독위원 2명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실격을 선언하지 않았다.
실기를 치르고 있는 수험자가 앞번호여서 다른 수험자들은 대기실에서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대기실에 있던 18명 모두 '실격이다'라고 외쳤는데 시험은 계속 진행됐고 수험자는 시험에 통과했다.
작업을 마치고 수험자가 대기실에 와서 의자에 앉았는데 지인인듯한 사람이 다가가서 말했다.
지인: 뭐래? 합격이래?
수험자: (고개만 끄덕임)
나는 감독위원이 정말 이 장면을 못 봤는지 너무 궁금해서 민원제기를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답변은 감독위원이 그 장면을 보고 있었고 화물은 흔들렸지만, 전혀 라인을 밟지 않았다고 했다.
당연하겠지.
니들이 실수를 인정하겠어?
시험지도 파쇄해버리는 애들인데 뭔들 못하겠어?(2023년 4월 23일 서울 은평구 연서중학교에서 시행된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답안지를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이 결과를 입력하기 전에 전부 파쇄해서 시험이 무효처리 됐던 사건)
내가 봤던 장면이 나만 봤으면 문제가 없지만, 18명이 보고 있었고(1명은 시험 대기라서 밖에 있었음. 총 시험 인원 20명)
모두 실격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화물을 놓는 A와 C 지점은 고무로 되어 있어서 화물을 내려놓으면 자국이 남는다.
C 지점에 화물을 내려놓고 화물을 다시 올렸을 때 라인을 밟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내가 도저히 잘못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만 본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그 수험자는 운이 정말 좋았다.
이 외에 시험을 보면서 실격이 의심되는 장면이 있었고 수험자가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과 다투는 장면도 목격했다.
내가 봐도 그 수험자는 억울했다.
실격이 확실한 게 아니라 애매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건설기계 실기 시험 때 카메라로 시험 장면을 찍어야 한다.
시험 실격 판정이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운전면허시험은 검지 선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많지 않은데
한국산업인력공단 건설기계 실기 시험은 주관적인 판단을 내려서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실기 시험 관리위원을 했던 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실기 시험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의 진상 행동을 겪게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수험자 얘기를 해줬는데
굴착기 작업 시험 중 실격 상황이 발생해서 운전석에 있는 수험자에게 내려오라고 했는데
관리위원의 말을 무시하고 내려오지 않고 레버를 계속 쥐고 앉아있었다.
관리위원이 계속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경찰을 불러서 업무방해죄로 경찰서에 끌려갔다고 했다.
마무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한테 져서 분노를 억누르려고 글을 썼다.
글 쓰는 데 집중하느라 분노가 가라앉았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까 또 열 받는다.
그리고 내가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학원에 등록했는데
데스크에 있는 상담직원이 너무 싸가지 없어서 취소했던 적이 있다.
내가 그다음부터 신진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학원은 무조건 거르고 있다.
크레인 글 쓰다 보니까 갑자기 생각나네.
새벽에 여러 가지로 열받네.
내가 건설기계 관련 자격증은 여러 개 취득했지만, 취업이 안 된다.
특히 크레인 관련 취업은 거의 불가능인데
인맥이 있는 사람은 상관없지만, 인맥이 없으면 취업이 정말 너무너무 힘들다.
취업하려고 연락해도 한 달에 40만 원만 줄 거고 새벽 5시까지 도착해서 작업 준비해야 한단다.
이 짓을 2년 정도 하면 월급을 올려줄 수 있다고 하는데
청년 실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라떼는 이렇게 했다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내가 병장 월급 10만 원도 못 받고 군 생활 했다고
지금 군 생활하고 있는 병사들한테 월급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지금의 청년 실업은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
바로 우리가 우리에게 행하고 있는 사회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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