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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쌓인 피로를 주말에 푹 쉬면서 풀고 싶지만
재미있고 역사 깊은 서울은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은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고대 서울은 500년 동안 백제의 수도였다.
1394년에는 한양이 조선의 수도가 됐다.
역사가 깊은 만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도 많다.
서울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강 남쪽인 강남보다는 북쪽인 강북이 훨씬 재미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의 개수가 2020년 기준 178개인데
상당수가 강북에 있다.
그중에서 국토발전전시관이라는 곳이 있다.
내가 지도 보는 것을 좋아하고 땅의 쓰임과
그 동네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발전 과정을 알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하나의 유희다.
국토발전전시관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길 18
대표 전화: 02-3425-8900, 8901
개관일: 2017년 11월 3일 금요일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전시관장이 정하는 휴관일
관람 시간: 화요일~일요일(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0분), 입장 시간은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가능
국토발전전시관 주차장 최초 1시간 요금은 3,000원이다.
1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5분마다 400원이고, 1일 최대 요금은 27,000원이다.
장애인(장애인 동승 차량)과 국가유공자는 주차 요금이 면제다.
국가유공자의 가족, 경차(1,000cc 이하), 친환경 자동차 주차 요금은 50% 할인된다.
세미나, 교육생, 대관 단체도 주차 요금 50% 할인이 적용된다.
휴관일에는 주차장 이용이 제한되고, 주차 요금은 현금 결제가 되지 않으니까 카드를 준비하자.
나는 이날 처음으로 국토발전전시관을 방문했다.
국토발전전시관 관람료는 무료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데스크에 있는 안내 직원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안쪽에 화장실 있어요.'
응?
인사는 바라지 않았지만, 내가 금방이라도 쌀 것처럼 보였나 보다.
집에서 나오기 전에 시원하게 비우고 나왔는데
어쩔 수 없다.
편견에는 무반응으로 대응한다.
각층에 엘리베이터, 정수기, 화장실이 있다.
1층에는 카페도 있다.
카페를 이용하기 부담스럽다면 정수기를 이용하자.
국토발전전시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은 1층에서 4층까지이다.
1층에서부터 관람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4층에서부터 한 층씩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4층 전시실은 우리나라 국토 발전의 역사와 미래를 보여주는 영상을 시작으로
국토 종합 계획, 도시 개발, 상수도, 주택 개발 등을 소개한다.
나는 여기서 주택 개발 과정을 흥미롭게 봤는데
시장 이야기 버튼을 누르니까
모형에 불이 들어오고 화면에는 시장에 관한 영상이 나왔다.
요즘 어린것들은 이런 것을 보면서 신기하게 느끼겠지만
나는 전혀 기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즐겁고 반가웠다.
와우아파트 버튼을 눌렀다.
불이 들어오는데 뭔가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까 와우아파트 붕괴 현장을 재현한 것이었다.
주택 개발의 아픈 역사를 숨기지 않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한 것이 용기 있게 느껴졌다.
와우아파트 붕괴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들면서
도시가 급격하게 팽창했지만, 이들을 위한 주택은 턱없이 모자랐다.
또한, 미국 대통령 린든 존슨이 방한했을 때
우리나라의 열약한 주거지가 미국 TV에 실시간 생중계로 나갔다.
나라 망신이라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주택 개발 압력이 높아졌고
급격한 도시 팽창과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드는 것과 같은 속도로
주택을 짓기 시작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날림 공사는 다반사였고 안전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그러다 사달이 난 게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다.
아파트 기둥을 만드는 데 철근 70개를 써야 하는데 5개만 썼으니
이게 말이 되는가?
붕괴 전까지 무너지지 않고 몇 달을 버텼던 게 신기하다.
평지가 아닌 산 정상에 지은 것도 문제가 됐는데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김현옥은
'높은 곳에 지어야 청와대에 있는 각하께서 잘 보일 것 아니냐!'는 일화도 있었다.
와우아파트 붕괴 현장의 위치는 홍대 서울캠퍼스 옆에 있는 와우산 체육공원이다.
지금이야 교통카드가 있고 환승이 있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제대로 된 환승 체계가 없었다.
어렸을 때 위 사진 맨 밑에 있는 파란색 정액권을 사서 지하철을 타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요새 애들한테 '토큰'은 코인 할 때 쓰는 단어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토큰은 요즘 젊은것들과는 다르다.
전시관에 있는 회수권을 보니까
옛날 버스 기사님과 신경전을 벌였던 생각이 난다.
커팅 기법으로 회수권 10장을 11장으로 만드는 오병이어에 버금가는 기적과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던 친구가 갑자기
'어? 야! 나 회수권 안 가지고 왔다.'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회수권 1장을 2장으로 만들어서
버스에 탑승할 수 없었던 친구를 버스에 탈 수 있게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 와서 생각하지만
버스 기사님은 우리가 벌이는 사기 행위를 알면서도 모른 채 넘어갔을 거다.
정말 운 나쁜 애는 나 같은 짓을 했다가 버스 기사님한테 걸려서 뒤지게 처맞은 애도 있었다.
옛날 고속버스에는 승무원이 있어서
지금의 비행기 승무원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하는데
난 이거는 경험한 적이 없다.
2층 전시관은 원조를 받던 나라였던 우리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외국에 나가서 건설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세계적인 상징 건물을 볼 수 있다.
국토그린나루 내부는 책상과 의자가 있으며 도서가 비치되어 있어서
어린이가 학습하기 좋은 공간이다.
1층 기획전시실을 끝으로 국토발전전시관을 모두 둘러봤다.
우리나라의 국토 발전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갑작스러운 발전 때문에 발생한 부작용도 같이 볼 수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에게는 추억을
어린 아이에게는 지식과 재미를
모든 연령대가 같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전시관이라고 생각한다.
시간 내서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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